[웹게임:제국건설] 중국의 게임과 다른 유럽 정통 게임

 

 

 

유럽 정통 게임은 중국과 다르다?

박수형 기자 psooh@zdnet.co.kr 2012.12.22 / AM 10:10제국건설, 이노게임스, 이상수 지사장



“돈을 쓴다고 건물을 빨리 짓거나 편하게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유료 아이템을 산다고 해서 게임이 달라지지 않아요, 결국 이용자가 게임에 들인 공만큼 즐길 수 있습니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수 이노게임스 한국 지사장이 최근 국내 한글화 서비스를 시작한 웹 게임 ‘제국건설’을 두고 한 말이다.

제국건설은 독일 회사인 이노게임스가 올해 선보인 웹 게임이다. 이 회사가 그간 내놓은 전작 ‘부족전쟁’, ‘그레폴리스’ 등도 비슷한 수식어가 꾸준히 따라다녔다. 현금 결제를 많이 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식이다.

일반적인 게임 서비스는 이용자가 무료로 게임에 접근한 뒤 게임 내 유료 아이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게임 타이틀 자체를 구입하는 비디오 게임과 달리 웹게임 시장에선 부분 유료화 게임 사업 모델은 천편일률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독 제국건설이 돋보이는 이유는 끊임없이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중국산 웹 게임과 차별화됐다는 점이다.

▲ 이상수 이노게임스 한국 지사장은 유럽 웹게임은 중국과 많이 다르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상수 지사장은 이를 두고 유럽 스타일 게임의 특징이라고 잘라 말한다. 독일을 기반으로 한 이노게임스 게임은 지금껏 그래왔다는 것이다.

“요즘 게임들이 결제를 유도하는 스킬들이 너무 좋아지고 있는데 제국건설은 본사(독일) 사람들의 성격이 반영됐어요. 정도를 걸어가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는 철저하게 배려하는데 한 지역에서 게임을 관리하는 입장에선 답답한 부분도 있을 정도에요.”

실제 이 게임에서 건물을 짓는 방식이 눈에 띈다. 우선 제국건설은 석기시대부터 시작해 청동기 철기 중세를 거쳐 식민지 시대와 현재 미래까지 이어지는 역사 속에 한 시대 속 문명 도시를 건설 제국을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도시를 만들 때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게임 내 아이템인 ‘금’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 아이템은 현금 결제가 불가능하다. 무조건 게임 이용자가 게임을 즐기고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

이 지사장은 “돈을 쓰나 안 쓰나 차이가 없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회사 모토라고 합니다. 부족전쟁도 그런 평을 많이 들었는데 제국건설을 서비스하면서 같은 이용자 피드백을 또 받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가 밝힌 피드백은 sys*** 이용자의 “자원을 수거할 때 일일이 클릭 안 해도 돼서 편하다”는 것이다. 제국건설은 다른 팜류 소셜네트워크게임(SNG)과 같이 건물을 클릭해 경험치(골드)를 수거하는데 다이아몬드 아이템을 통해 모든 건물을 한 번에 클릭, 불편함을 줄인 업데이트를 거쳤다.

하지만 그 다음 업데이트에선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고 클릭&드래그 방식을 고안해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기게 했다. 새로운 매출 증대 방식을 만들었음에도 이용자가 선호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을 위해 바로 기존 아이템을 포기했다는 설명이다.

▲ `제국건설`은 역사와 시대에 따라 도시를 짓고 제국을 만들어가는 내용의 웹 게임이다.

게임 이용자를 고려한 부분은 이 뿐만이 아니다. 특히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워낙 적극적이다 보니 항상 많은 요청을 본사에 전달하기 마련인데 가끔은 지사장도 예견하지 못한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한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제국건설 내에 채팅을 할 수 있도록 부탁을 하길래 본사에 그 뜻을 전했습니다. 실시간 대화창에 익숙한 한국 이용자들이 쪽지를 보내는 것으론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어요. 이노게임스는 전세계 업데이트를 거의 동시에 하면서 일부 국가 요청을 받아들이는 편은 아닌데 내년 말이나 해준다더니 1년 가까이 당겨줬습니다.”

전세계 어려 국가 중에 한국 이용자를 위한 특별 시스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다른 외산 게임 이용자들이 들으면 놀랄만한 내용이다.

▲ 식민지 시대의 건물 및 도시 모습. 이 게임은 석기 시대부터 시기별로 미래 시대까지 업데이트를 통해 내놓을 예정이다.

게임 이용자를 이처럼 배려하면서 게임 개발에 대한 고집도 강하다. 그야말로 장인 정신이 묻어난다고 해도 될 정도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인 만큼 예전 사료 그대로를 추구한다고 한다.

“중세시대 업데이트를 미리 봤더니 이전의 철기 시대의 로마 도시 건물보다 칙칙하고 목조 건물도 많고 건물 색도 암울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본사에 시대가 발전했는데 이런 건물이 나오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중세시대는 암흑기였고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했으니 바꿔줄 수 없다고만 합니다.”

결국 게임은 이 지사장의 표현대로 정통 유럽식, 깐깐하고 정직한 독일 느낌이 묻어나게 됐다. 또 역사 공부까지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제국건설의 숨은 장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돈을 써도 안되니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입니다. 오래전 ‘삼국지’부터 ‘에이지오브엠파이어’, ‘워크래프트’ 같은 전략게임을 즐겼던 30~40대는 예전 향수를 느낄 수도 있어요. 그래픽이나 소셜적인 면도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을 들고 나선 독일 게임이 이전 화제작 ‘부족전쟁’의 인기를 이어갈지 제국건설에 관심이 집중된다.